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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‘뻔히 봐 놓고 답장은 안 해 / 얼마나 바쁘시길래’ 아이유의 ‘을의 연애’ 가사인데요. 연인 관계에서 을의 입장에 놓인 이들의 심정을 참 잘 보여주죠? 흔히 을의 연애는 서러움의 상징. 하지만 을이라고 그저 불행할까요? 오늘은 한 번쯤 을의 연애를 해본 이들을 모아 이야기를 들어봤답니다.

    이런 사람이라면 필독😮

    • 매번 자신이 더 좋아하는 연애만 해온 사람

    • 매번 상대가 안달난 연애만 해온 사람

    • 연애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

    *해당 내용은 대담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.

    



    남성 지**(33) 님은 “저는 늘 ‘을’이었어요”라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어요. “일단 전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사귀고, 그다음에 을을 자처하는 스타일이에요. 사귀기 전에는 제가 맘에 든 사람이어야 움직이지만, 나중엔 상대에게 맞추죠. 을이라서 힘드냐고요? 천만에요.”

    그는 애인과의 데이트 날이면 기사를 자처한다고 전했는데요. “애인이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살고 있어서 제가 데이트할 때 데리러 가고 또 데려다줘요. (상대가) 그런 행동에 고마워하니까, 전 그걸로 족하죠”. 그러면서 그는 나름의 연애 꿀팁을 덧붙였어요. “남자는 정말 다루기 쉬워요! 스킨십, 칭찬, 인정, 고마움 몇 마디면 충분하죠.”

    문**(32) 님도 ‘행복했던 을의 시절’을 반추했는데요. “지금은 아내가 된 과거 여친이 서울에 살았는데, 전 전라도 담양에 살았어요. 제가 항상 애인을 보러 서울로 올라왔죠. 거의 열에 아홉…? 알바나 과외로 번 돈 대부분을 교통비와 데이트 비용으로 썼어요. 고속터미널을 얼마나 갔는지. 평일엔 비행기가 싸지만 주말엔 또 비싸니까 항상 버스를 탔네요.”🚃

    그때의 자신이 미련스럽게 느껴지진 않는지 궁금했는데요. ”전혀요. 전 그 기억이 너무 좋아요. 그렇게 스무 살 때 만난 여친이 지금 제 아내거든요. 겉으로야 열정이 식어 보이지만, 그때의 기억을 갖고 나이 든다는 게… 여전히 그때 마음을 떠올리게 하죠. 사랑이 더 농익는 느낌이랄까요.” 그의 얼굴엔 흐뭇한 미소가 번졌어요.



    한편 민**(35) 님은 지금 생각해도 서러운 기억을 털어놨는데요. “대학생 때 무려 4년을 만난 비밀 CC였어요. 동기들이 자주 걷는 거리를 나란히 걷다가 제가 손을 잡았거든요? 저도 별생각 없이 한 가벼운 스킨십이었는데 그 순간 제 손을 차갑게 뿌리치더라고요. 그때 입었던 ‘마상’은 잊지 못해요.”

    오**(28) 님은 애인의 확고한 인생 목표 탓에 서운했던 일화를 전했는데요. “20대 중반에 만났던 애인이었는데,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이었어요. 서른에 1억 모으는 게 그의 목표였죠.”

    그에게 제주도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가 돌아온 답변이 가관이었는데요. “’‘계속 그런 얘기를 할 거면 네가 돈 보태서 가면 되잖아’라고 하더라고요. 그 순간 ‘얘는 나와 여행 가는 일에 가치를 두지 않는구나, 했죠.” 딱히 상대가 ‘의도한 갑질’은 아니었지만,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느낌만은 어쩔 수 없었다고.😥

    정**(27) 님은 연락으로 신경전을 벌였던 연애 초를 떠올렸어요. “아직 관계에 대한 신뢰가 없고 불안할 때잖아요. 한창 연락을 주고받다가 상대가 몇 시간 동안 연락이 두절되면 분해하면서도 속으로 삭였죠.” 그러면서 자신 역시 ‘칼답’을 하다가 잠수를 시전하곤 했다고. “그렇게 소심한 복수를 하던 시절이 있었네요.”

    


    “갑이라고 딱히 좋은 건 아니에요.” 오** 님은 골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어요. “지금 만나는 남친에게 초반에 감정이 별로 없었거든요. 그러다 보니 ‘얘를 만나는 게 맞나?’하고 자문을 많이 했어요. 또 맨날 ‘받는 입장’이다 보니 제가 마냥 나쁜 사람이 되더라고요.”

    “상대가 절 더 좋아하다 보니 제가 맨날 상대의 아쉬운 부분을 ‘지적질’ 하는 포지션이 돼 있더라고요. 외적인 단점도 서슴없이 얘기하는 식이죠. 그럼 애인은 또 ‘난 말랑한 사람이니까 너처럼 팩폭을 때려주는 사람이 필요해’라고 하는 거예요!”

    그러면서 그는 ‘갑의 연애’에 회의적인 의견을 전했어요. “상대에게 싫은 소리를 자주 하다 보니 제가 무슨 선생님 이 되는 느낌이더라고요. 그런 제 모습이 썩 좋진 않았어요. 다행스럽게도 남친은 제 지적이 자기발전의 밑거름이 돼서 좋대요”라면서 복잡한 미소를 지었어요.

    이를 가만히 듣던 정** 님은 “선입견일 수 있는데, 전 남친들을 떠올려 봤을 때 상대에게 맞춰주는 게 별 효과가 없을 때가 많았어요”라고 설명했어요. “상대가 매번 절 보러 멀리 오는 게 미안해서 제가 움직였더니 별 반응이 없더라고요. 그때 알았죠. ‘아, 남자는 본인이 움직여야 하는구나. 오게 만드는 거구나’ 하고요.”

    


    연애에서 갑을로서 산전수전(!)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이 궁금했는데요. 오** 님은 “딱 잘라 말하긴 어렵네요. ‘을’이 고생이야 하지만, 애정도가 크니 더 즐겁거든요. 하지만 살면서 신경 쓸 게 너무 많잖아요? 갑의 연애는 감정소모가 적어서 좋죠!”

    정** 님은 연애 N회차 특유의 통찰을 내놨어요. “흔히 ‘헌신하면 ‘헌신짝 된다’라고 말하잖아요. 전 그 말에 절반만 동의해요. 내 모든 것을 내어주면 ‘좋은 사람’과 ‘나쁜 사람’이 걸러지더라고요. 어떤 식이든 제겐 미련이 없죠.”

    만년 을인 지** 님은 “잘해주되 호구 잡히지 말자”라는 구체적인 슬로건을 내세워 모두를 ‘빵’ 터뜨렸어요. “더 많이 좋아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을의 주도권이 있어요.” 어쩌면 을의 연애란 ‘당밀(당기고 미는)권’을 획득하고 시작하는 연애로 볼 수 있었죠.

    과거 을이었지만, 어느덧 갑이 된 문** 님도 느낀 바를 전했는데요. “옛날부터 을로서 한 사람에게 오랫동안 헌신했어요. 그러다 보니 이젠 애정도가 역전된 것 같아요. 아내가 절 많이 좋아해 주거든요.”

    그러면서 그는 세상의 모든 갑에게 당부했답니다. “과거 ‘을’의 입장에서 갑에게 강조하고 싶은 건 하나예요. 을에게도 적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! ‘인정받는 을이 되게 해 주세요! 아마 그거면 충분할 걸요?”

    


    을의 연애, 괴로움으로 가득할 거라 생각했는데요. 예상과는 달리 을의 입장에서도 얻을 것이 많았답니다. 당신은 어떤가요? 내가 더 좋아하는 연애, 상대가 내게 절절매는 연애 중 당신은 어떤 연애를 하고 싶나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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